출산을 한 지 벌써 50일이 다되어가고 있다.
내 생활은 아기로 인해 180도 달라졌고, 나보다는 아기 위주의 생활이 참 고되지만
엄마가 자기에게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아기를 보면 또 맘이 울렁울렁거려 하던 것을 다 멈추고 달려가게 되는 것 같다.
아기와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가끔 휴식시간이 생겨 가만히 아기를 보고 있으면
무척이나 힘들었던 내 임신기간이 생각나는데
그 중에서도 조기진통으로 한 달이나 병원에 입원을 했던 일이 자주 생각난다.
아래는 조기진통으로 병원에 입원 후 쓴 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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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같은 아가가 나에게 와준 이후 특별한 이벤트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임신 초기 입덧도 너무 심하게 했고 그래서 살이 4kg이 빠졌었는데
20주가 지나가면서 점점 괜찮아져 조금씩 먹기 시작했고, 빠졌던 살도 다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치만 중기가 되면서 배가 점점 불러오니 위가 눌려서 그런지 먹은게 소화가 정말 안되기 시작했다.
먹고싶은건 자꾸 생각나는데 내 몸이 따라주지 못해 밥도 세네 숟가락 먹으면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명치가 답답하고
앉아서 등을 두드려야 조금 나아지는 듯 했다.
24주 쯤이 넘어가니 아랫배가 뭉치는것 처럼 꽈악 아팠다가 괜찮아졌다가도 가끔 반복되기 시작했다.
앉거나 누워서 좀 쉬면 괜찮아지는 양상이라 이시기에 배가 크는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하고 넘어갔다.
당연히 일도 열심히 했고^^
그러다 26주3일이 되던 2/7일,
그 날따라 컨디션이 너무 안좋았고 숨도 잘 안쉬어지고 소화도 하나도 안되고, 아랫배도 불편하면서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소화불량인가 싶어 오빠랑 아파트 단지 한바퀴를 돌러 나갔는데
그 한 바퀴 도는데도 나는 너무 힘들어서 짜증이 이마~안큼 났다.
집 도착 후 너무 무리했나 싶어 누웠는데 아랫배가 뭉쳤다, 풀렸다가 반복됐다.
나는 너무 무서워 병원에 전화를 했고
바로 병원와서 검사를 해보자는 말에 밤 열두시에 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 도착 후 상태 설명을 하고 바로 수축 검사를 진행했다.
수축검사 결과 특별한 것은 없어보이나
아기 머리가 많이 내려와있고, 자궁경부길이가 짧다.
보통 이 주수에는 3.5cm이상은 되어야 하나
내 자궁경부길이는 2.4cm정도 측정된다 .
잘못하면 아기가 나와버릴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
응급실당직 의사 선생님은 무조건 쉬어야한다고 얘기하셨는데
난 당일 출근을 해야했기에, 질정만 처방받고 병원을 나왔다.
집에서 좀 자다가 여느때와 같이 출근을 했고, 퇴근 후 오빠와 함께 다시 외래를 보러 왔다.
원래 예약일 보다 며칠 일찍 온 것이기 때문에 그때 하려했던 공포의 임당검사와 빈혈검사도 당겨서 시행했다.
(임당검사: 123, Hb : 12 로 정상)
그 후 초음파로 경부길이를 확인하는데
역시나 2.8cm으로 짧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자궁수축이 있어 자꾸만 아기머리가 밑으로 밀고 내려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것 때문에 경부 입구도 열렸다~닫혔다 한다고.....
그렇게 나는 그날 바로 입원이 결정되었다.
코로나때문에 오빠는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화로 이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나는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왼팔에는 항생제 테스트와 라보파(자궁수축억제제)와 수액이 달리고 있었다.
만약을 대비하여 아가를 위한 폐성숙 주사도 2대 맞기로 했다.
오빠 얼굴도 못보고 바로 입원 행~~~~~
내가 무슨 직업을 가졌는지 아시는 원장님은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애기를 위해서라도 푸욱 쉬라고 하셨다.
아가가 지금 나오는건 너무 위험하다고.
밥먹고 화장실 갈 때 말고는 무조건 누워있어야 한다 하셨다.
1인실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줄줄 나오기 시작했다.
라보파를 달고서 수축이 잡히지 않으면 퇴원도 못하고
병원에서 아기를 키워야 한다는데.. 무서웠다.
그리고 뭐가 어디서부터 잘 못 된건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한 마음뿐이었다.
아기한테 너무 미안했고 , 내가 내 몸을 너무 믿고 조심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라보파 부작용 때문에 손발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전력질주 한 후에나 느껴질 정도의 심박동이 느껴졌다.
너무 힘들었지만 2~3일 후에는 적응 된다고 하니 참아야지.
나는 엄마니까.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울 아기 만나고 싶다. 힘들어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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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는 꼬박 한 달을 입원했다.
자궁 수축을 억제해주는 약을 줄였더니 수축이 다시 생겨 약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 했었다.
병원 생활이 너무 힘들고 괴로웠지만 내가 여기서 포기해버리면
내가 견디지 못한 고통을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대신 견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절대 포기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다행히 수축이 잘 잡혀 퇴원을 할 수 있었고
집에 와서도 수축을 억제 해주는 먹는약(아달라트)을 매일 복용하며
버티고버텨 적정 주수에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
https://lucetese.tistory.com/entry/38주4일-내가-까먹을까봐-남기는-그날의-출산후기
낳고나니 임신기간동안 참 고생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울며불며 버텨온 나도, 힘들었을텐데 쑥쑥 커준 아기도 참 대견스럽다.
그리고 옆에서 날 보살펴준 남편에게도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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