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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38주4일, 내가 까먹을까봐 남기는 그날의 출산후기

이미 19일이나 지나버린 까마득하면서도 생생한 출산 후기.

작년 9월 임신사실을 알게 된 후 입덧공격으로 -4kg ,이후 배가 불러오면서 자궁이 위장을 압박해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으며

7개월즈음 조기진통으로 한 달 동안 자궁수축억제제를 맞으며 병원신세를 졌다.  

퇴원 후 막달이 되면서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고 식욕도 생겨 아기가 쑥쑥 크길 바랬지만 어쩐 일인지 잘 크지않는 아기와 줄어든 양수 때문에 

38주 4일에 유도분만을 하게 되었다.

유도분만 하루 전날 밤 남편과 소고기 잔치를 열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나의 38주 4일 

병원 도착 후 남편은 입원실로, 나는 가족 분만실로 입실하여 출산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21:40 자궁수축제를 맞기위해 수액 연결.

21:45 수축검사 -> 병원오기 전까진 뻥뻥 차대던 아기가 조용해서 길게 찍음(아기도 긴장한 듯)

22:20 인생 첫 내진 -> 너무 아파서 엉덩이에 힘이 빡!!들어감. 

                                    내진결과 자궁문 2cm 열려있고 경부가 부드러워 특별히 질정은 넣지 않아도 되겠다함. 

22:25 수축검사

22:50 검사 후 병실 올라옴. 내진 때문인지 생리처럼 피가 나기 시작함. 

23:20 배가 살살 뭉치기 시작 ->불규칙적이어서 참을만 함.

02:10 수축검사 

           이후 병실가서 뒤척이며 잠.

05:00 태동검사 + 자궁수축제 연결만 해놓음.

05:05 두번째 내진 -> 3cm 열림.(이때 너무 아파서 엉엉 움, 무통 연결해준다 함)

                                   태동검사에서 수축 잡히기 시작. 

                                   생리통처럼 아랫배와 허리가 아프기 시작. 

05:30 무통관 연결

새우자세 힘들고 찌릿찌릿했던 무통연결.

05:40 관장-> 변기에 피 철철 

05:55, 08:30 수축검사

08:50 드디어 자궁수축제 시작

09:00 원장님 출근 후 오심 -> 내진...후 진통 잘 걸리면 오늘 낳고 아니면 내일까지 갈 수 있다함.

10:40 내진하면서 손으로 양막 터트림 -> 이후 뜨끈한 물이 콸콸 흐름 (다행히 색깔 괜찮음)

           +항생제 테스트

           이때부터 배가 많이 아프기 시작함. 진통 시작이었던 듯. 하지만 진통이 지나가면 참을만 함. 무통이 잘 듣길 기도함.

13:25 무통 테스트 함. 왼쪽다리만 저림. 코에서 순간 락스냄새가 났음(남편은 안난다함)

14:30 아파서 몸이 베베 꼬이고 머리를 잡아 뜯기 시작. 남편이 발마사지 허리마사지 해준다했는데 다 거절함. 건들지 말라고 함. 

           참아보려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간호사 부름. 

           내진 했으나 4cm 밖에 안열림. 무통 슈팅 시행함. 

15:17 무통 효과 없음!!!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음. 또 간호사 부름. 계속 부름. 결국 무통약 관에 연결함.

15:27 통증은 지속되나 무통주사로 인해 하반신은 내 것이 아닌게 됨. 양수가 흐르던 방구가 나오던 내 의지대로 되지 않음.(민망)

16:10 원장님 오셔서 보시더니 오늘 나오겠다함. 아파서 대답도 못 함. 

          무통주사를 슈팅하고 무통약을 아예 연결하고 다른 진통제를 맞았는데도 나는 효과가 거의 없었음.

          남편 손을 잡고 쥐어 뜯어서 남편 손에 상처 생김. 

          내진 해보니 7~8cm 열림 수축 있을때마다 아기 머리가 나왔다 들어갔다함. 더 기다려야한다 함. 

          아파 뒤질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호흡해야 아가한테 산소가 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호흡함. 점점 진통간격 짧아짐.

16:20 간호사 선생님들과 힘주기 연습 

          이후 분만준비 시작. 트렌스포머 침대 경험함.

16:56 분만준비가 끝나고 원장님 콜 해서 올라오시고 잠시 나갔던 남편 들어온 후 힘 두번인가 빡빡 주고

           엄청 오래 묵은 숙변이 스르륵 빠져나가는 느낌처럼 뭔가 후루룩 빠져나가더니 아기 탄생!!

아기와의 첫 만남. 눈물 주룩주룩

 

진짜 오후 세시 이후부터는 나와의 싸움 시작이었다. 

이렇게 아파도 되나 싶을 정도로 허리가 아팠고 내 배 위로 1톤 트럭이 지나가는 느낌이라더니 1톤 트럭은 무슨 

5톤 트럭이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머리 속에서는 수술할까? 라는 엄청난 유혹이 있었지만 지금 수술하면 뭔가 억울했기 때문에 그냥 참았다.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와 이러다 진짜 죽겠구나~하니까 아기가 나왔다....

남편이 탯줄 자르고 옆에서 손발가락 다 확인 후 후다닥 신생아실로 넘어갔고 나는 후처치 후에 병실로 다시 올라갔다.

(생각보다 출혈이 많아 분만실에서 남들보다 더 오래 지켜봤다. 피를 많이 쏟으니 실제로 움직일때마다 어질어질하고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신기한게 출산을 하고나니 언제 아팠냐는듯이 통증이 사라졌다. 

병실 올라와서 바로 미역국이랑 밥을 촵촵 먹고 남편이랑 이야기 좀 하다가 잠들었다. 

 

분만 다음날부터는 회음부 통증과 오로와의 전쟁이었지만 아기와 산모 둘다 건강한 것에 나는 만족한다. 

그래도 둘째는...............없다.

 

작고 소중한 쁨이 발 

<출생정보>

2021.05.03 16:56

여아, 2650g, 초산, 유도분만, 자연분만

 

<통증 순위>

진진통 >>>>>>>>>>>>>>내진>>>>>>>관장>무통>항생제테스트>정맥주사 

회음부절개는 무통때문에 통증도 없었음. 그냥 살이 설컹 잘리는 느낌 뿐. 

제모는 안함(왁싱하고감. 강추!!! 이건 필수인 듯)